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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소식

이효리 트위터 글, 인간은 정말 하늘 아래 벌레가 맞나?

 

이효리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우리 모두 하늘 아래 벌레. 조금 잘 생긴 사람, 조금 못 생긴 사람, 조금 잘난 사람, 조금 못난 사람, 무슨 의미가 있을까"라는 글을 올렸다고 한다. 파파라치에 의해 사진이 공개되자 이상순과의 열애를 공개적으로 인정한 이후 이상순의 외모에 대한 네티즌들의 비난에 대한 반박의 글로 판단된다. 인간의 외모 따위 별 중요한 것 아니다. 인간 다 벌레에 불과 한데 비교하고 차별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연예인의 글에서 이런 멋진 글을 본적이 없는 것 같다. 놀랄 정도이다. 이효리는 쿨한 정도를 넘어서서 무언가 인생과 인간을 통찰하고 있는 듯 하다. 마치 종교의 경전 내용 같기도 하고 노승의 득도송이나 열반송 같기도 하다. 댓글에 일일이 대응할 시간이 없는 이효리로서는 이런 다의적인 글이 효과적일 것이다.


이효리 글의 전체적인 의미와 생각은 참 긍정적이다. 첫째, 외모지상주의에 빠져 성형수술이 만연하고 있는 현실에서 그렇다. 이와 관련하여 볼 때 이효리의 이러한 발언은 정말 마음에 든다. 미모의 톱 여가수가 이런 발언을 한다는 것은 정말 통쾌하기까지 하다. 성형이 만연하는 연예계에서 이런 존재가 있다는 것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성형할 필요도 없는 연예인들이 성형 러쉬를 이루는 현실을 질타하는 것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못생긴 남자들에게는 한 줄기 빛과 같으리라. 솔직히 이효리의 이런 글을 통해 외모를 최우선시 하는 여성들이 개심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그래 외모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렇게만 된다면 성형수술로 소비되는 비용이 얼마나 절약되면서 좀 더 창조적인 부분에 쓰여질 수 있지 않을까? 뭐, 성형수술이 창조적인 작업이라고 하면 할 말이 없지만, 아무튼 이효리의 한마디에 개심을 하는 여자들이 많이 늘어나면 좋겠다. 둘째 평등, 비차별의 정신이다. 꼭 외모뿐만 아니다. 하늘 아래 똑같은 벌레라는 사실이다. 벌레는 벌레다. 조금 잘 생긴 벌레, 못생긴 벌레가 어디 있나. 그냥 벌레다. 과히 파격적인 발언이다. 차별이 있을 수 없고 모두다 분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학벌도, 재력도, 명예도 모두 허황된 것이다. 벌레다. 이런저런 이유로 과시를 할 이유도 없다. 모두 벌레기 때문이다.


이미지출처: http://starin.edaily.co.kr/news/NewsRead.edy?newsid=01115206596474912




그런데 불행하게도 필자는 이효리의 이러한 긍정적인 생각에도 불구하고, 또한 그 사고의 가치를 높이 사지만 현실을 벋어난 관념에 불과하다는 생각으로 다소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이미 이효리는 누릴 것을 다 누리고 있지 않는가? 돈도 명예도 말이다. 그런 그녀가  "우리 모두 하늘 아래 벌레. 조금 잘 생긴 사람, 조금 못 생긴 사람, 조금 잘난 사람, 조금 못난 사람,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런 말을 하니 잘 실감이 나지 않는 것도 사실이다. 만약 그녀의 전재산을 기부하면서 이런 소리를 했다면, 또한 중광스님처럼 비천한 몰골의 장애인과 결혼 선언을 했다면 그야말로 그녀의 말은 의미를 발하게 될 것이다. 그런데 누릴 것을 다 누리고 있으면서 이런 말을 하니 참 허황되게 느껴진다.


아마 세속적인 안락을 다 누리고 있으면서 마치 성자처럼 종교적인 말을 하니 그 괴리감 때문에 반발심이 드는가 보다. 자신의 남자 연인의 외모에 대해 말하면서 "인간이 벌레" 라던가 외모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식의 표현은 너무 오버스럽다. 그냥 "이상순씨와 같은 조금 부족한 외모도 좋아요" 라고 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이효리의 오버스러움은 자신은 현실의 행복을 만끽하면서 마치 동정의 눈물 한 방울을 훔치며 지하철역 노숙자에게 빵조각 하나 던져주는 것처럼 여겨지는 것은 왜일까?


사실 이효리가 참 좋은 글을 썼고 긍정적인 의미만을 보는 것이 좋다. 이효리의 생각도 긍정적인 생각에 국한되어 있을 것이다. 이 점만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보는 것이 좋다. 그런데 그녀의 말이 많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상징적인 느낌 때문인지 이런저런 생각이 든다. 부정적인 생각도 그렇다. 좋은 의미로만 글을 썼을 이효리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어쩌겠는가? 정말 이효리 당신은 벌레가 맞고, 외모 그런 것은 무의미한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