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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제빵왕 김탁구

제빵왕 김탁구, 팔봉 선생의 장인정신과 빵의 교훈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데 있어 장인정신은 참 중요하다. 이 정신은 '단순히 만들어지는 것' 인 결과에만 전적으로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자세, 만드는 과정등을 존중하는 정신이다. 특히 만드는 자세는 대단히 중요하다, 신명을 다한다는 말이 바로 이러한 자세 속에 깃들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음식도 마찬가지이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그 의미가 완전히 달라지는 것이다. 음식을 결과물로만 본다면 음식은 만드는 사람의 마음과는 유리되고 만다. 그러나 음식을 단순히 결과만이 아니라 그기에 깃든 정성과 재료까지도 포함하는 것으로 본다면 사람의 마음이 담겨있는 존재로 일체가 되는 것이다.


만약 음식이 사람의 몸을 아프게 한다거나 망친다면 마음과 유리된 음식일 가능성이 커진다. 마음이 들어가야 할 자리에 불순한 재료, 탐욕, 이기주의가 들어갔을 것이다. 우리가 흔히 불량식품이라는 것이 그렇다. 음식이 단순히 결과물로만 여겨진다면 음식은 인간에게 유익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렇게 음식을 마음이 깃든 존재라는 관점에서 보면 먹는 사람들에게 음식이 갖는 의미는 참으로 커지는 것이다. 그것은 음식만이 아니라 만든 사람의 마음을 먹는 것이고, 정성을 음미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단순히 이해의 차원이 아니라 정성과 마음의 맛을 음미하고 자신의 내면 속으로 그것을 넣는 것이다. 만든 사람의 마음을 맛본다는 것은 어떠한 소통의 경지보다도 가장 높은 단계의 소통이지 싶다. 따라서 음식은 유용성이나 실용성의 면에서는 뒤떨어지지만 때로 언어보다도 더 진실한 의미를 담고 있으며, 더 깊은 소통의 수단이 되는 것이다.

http://www.gwangnam.co.kr/news/news_view.htm?idxno=2010063023113578611


<제빵왕 김탁구>에서 빵은 참 깊은 의미를 나타낸다. <신데렐라언니>에서 대성도가의 술이 익어가는 과정이 젊은 주인공들이 성숙하게 발전하는 모습과 대비하여 생각해 보았듯이 <제빵왕 김탁구>에서 빵의 의미가 또한 그런 의미를 갖는다고 할 수 있다. 하나의 빵에 깃든 정성과 시간과 재료의 투입과 혼합처럼 결국 탁구의 정신에도 그러한 것들이 깃들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이것은 팔봉 선생이 탁구와 하는 대화에서 그대로 나타난다.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지만, 정성껏 만든 빵을 굽기만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는 의미의 말 말이다. 이러한 팔봉 선생의 말은 다의적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그러나 다의성을 관통하는 하나의 축은 뭐라해도 정신적인 성숙함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빵이 만들어 지기까지의 과정을 단 한 마디로 언급한다면 바로 성숙한 변화에 비유될 수 있기 때문에 말이다. 그렇다고 팔봉선생의 말을 운명적이라거나 종교적인 초월 같은 걸로 오해하지 않으면 좋겠다.


팔봉선생의 말은 장인의식에 가깝다고 본다. 무슨 선승의 화두같기도 하지만 사실 굉장히 실제적이고 현실적인 말이다. 빵이 익을 동안 조용히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려야 하듯이 그렇게 인내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며, 이것은 운명주의와는 거리가 멀다고 할 수 있다. 탁구가 처한 현실은 성숙한 변화를 위한 밀가루 반죽과 같은 것일 수 있다. 이 반죽을 어떻게 잘 익은 빵으로 변화 시킬 것인가의 문제가 탁구의 현실 인식에 대한 비유로 생각해 볼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단순히 현실을 초월하는 것과도 거리가 멀다. 잘 익은 빵으로의 변화인 것이지 현실을 초월하는 것이 아니다.


<신언니> 대성도가의 구대성이 그랬듯이, 팔봉빵집의 팔봉 선생은 정신적인 지주로 등장하고 있는데, 특히 탁구에게는 더욱 그러한 존재로 자리하고 있다. 마치 은조에게 구대성이 그러한 존재였던 것 처럼 말이다.



첫번째 이미지:http://joynews.inews24.com/php/news_view.php?g_menu=700800&g_serial=502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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