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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성의 은퇴와 나오미 캠벨의 몸매


박지성의 은퇴와 나오미 캠벨의 몸매

사람은 나이가 들면 늙는다. 늙는다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늙는다’ 는 말은 주름이 늘고, 뼈가 약해지고, 몸의 각 기관들의 기능이 떨어지는 등의 육체적인 변화를 의미한다. 인간은 이 ‘늙음‘ 이라는 변화에 처절하리만큼 저항하는 노력을 기울인다. 그건 참 부질없는 짓이다. 성형수술을 하고, 몬도가네식의 보양식을 먹는 등 무엇으로도 막을 수 없는 자연스러운 변화이기 때문이다.

오늘 인터넷에 <몸매 망가진 나오미 캠벨 비키니>란 제목의 메인 기사를 보았다. 사실 메인 기사라기 보다면 네티즌이 올린 사진들이라고 하는 편이 맞겠다. 네티즌이 올린 포스트를 포털 사이트가 메인에다가 올려놓은 것이었다.



필자가 <몸매 망가진 나오미 캠벨 비키니>라는 제목을 읽고 실제 나오미 캠벨의 사진을 보았을 때 이 제목이 참 황당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혀 망가진 몸매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망가진 정도의 몸매라고 하면 약물이나 알콜로 건강 자체도 망가진 경우를 상상했다. 그만큼 망가졌다는 말은 부정적이고 극단적인 말이다. 사실 나오미 캠벨은 상당히 무절제한 생활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면서 모델로서의 활동을 중단한 상태에서 생활이 엉망이었을 수 있다. 그러나 사진을 보았을 때 그녀가 망가졌다고 표현할 만큼은 아니었다.


그렇다면 나오미 캠벨의 몸매가 망가지지 않았다면 어떻단 말인가? 나이와 함께 자연스럽게 변했다고 하는 편이 정확하다. 또한 건강한 몸매라고 하는 편이 맞다.


나오미 캠벨은 1970년생으로 올해 한국 나이로 41살이다. 41살 쯤 되면 여자의 몸매라는 것은 건강미에 초점이 맞추어진다. 이 건강미의 관점에서 보면 나오미 캠벨의 몸매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그녀의 몸매가 망가졌다는 것은 그녀의 나이, 건강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히 무균실과 같은 조건을 떠올리게 한다. 그녀가 세계 최고의 모델이었다고 해서 언제나 그럴 수도 없는 것이다. 그녀의 몸매가 망가졌다는 말은 아주 잘못된 말이라고 여겨진다. 개인적으로는 흔히 망가졌다는 말을 사용하지만 공적인 매체에서는 적합하지 않다.

 

                          http://kr.news.yahoo.com/service/news/shellsection.htm?linkid=193


인간이 나이가 들면서 변화하는 것을 망가진다고 하지 않는다. 망가지는 것이 아니라 나이에 맞게 변화해 가는 것이다. 인간이 나이가 들면서 망가진다고 하는 것은 인간을 육체적이고 물질적으로만 보기 때문이다.


또한 이러한 표현은 여성의 몸매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갖게 한다. 가득이나 10대의 노출이 심해지고, 누드에 열광하고, 응원녀다 뭐다 해서 벗는 것이 유행이 될 정도인데 ‘건강한 몸매‘ 를 망가졌다는 식으로 표현한다면 이건 정말 많은 여성들에게는 독이 되는 표현이 아닐 수 없다.


인간에게는 정신적인 면이 있다. 나이가 들수록 정신이 성숙해 진다. 육체의 기능이 떨어지는 것만큼 정신적으로는 보다 높은 경지에 이르게 된다. 지혜로워진다. 나오미 캠벨의 ‘몸매가 망가졌다’ 는 말은 이러한 정신적인 측면은 무시한 체 나오미 캠벨은 이제 끝났다는 식의 저속한 인식이 도사리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말은 여자의 몸매에 점수를 매기고, 등수를 매기고, 표준화하는 상업주의의 실용주의와 냉혹함도 엿보인다.

                       http://star.mt.co.kr/view/stview.php?no=2010070615331470295&outlink=2&SVEC


오늘(2010.7.6) 이명박 대통령이 남아공 월드컵 16강 진출을 달성한 축가국가대표들을 초청하여 오찬을 하고 덕담과 격려를 하였다고 한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박지성 선수의 은퇴 문제가 나왔고 김윤옥 여사가 "지금 이영표 선수도 33살인데 펄펄 뛰고 있다"면서 은퇴를 만류했다고 한다.


언론이나 방송에서는 박지성 선수의 은퇴를 자주 기사화하고 방송하고 있는데, 이러한 박지성 선수의 은퇴를 다루는 언론이나 방송은 박지성 선수가 2014년이면 34살이고 “몸이 망가질 것” 이라는 판단 하에서 이런 은퇴 운운하는 기사나 방송을 내보내는 것이다.


결국 나오미 캠벨의 몸매 변화와 같은 맥락인 것이다. 나오미 캠벨의 몸이 망가졌다라고 표현하는 것이나 박지성 선수가 34살이 되면 힘이 떨어질 것이라는 판단은 늙음에 대한 너무나도 같은 인식에서 나온 말이다.


그렇다면, MB나 김윤옥 여사가 박지성 선수의 은퇴를 만류하기 보다는 “앞으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서 2014년까지 뛸 수 있으면 좋겠다” 는 식으로 말하는 것이 좋았을 것이다. 또한 나오미 캠벨의 몸매가 망가졌다는 식의 표현보다는 “나오미 갬벨의 몸매가 세월과 함께 참 건강하게 변했다” 고 하는 편이 더욱 좋지 싶다.


박지성 선수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 참가 할 수 있느냐의 여부는 세월의 흐름과 함께 박지성 선수가 어떤 변화의 과정을 거칠 것인가에 달려 있는 것이다. 지금 섣부르게 은퇴 여부를 운운하는 것은 박지성에게는 스트레스일 수 있다. 차범근씨의 말처럼 “스트레스 너무 많이 받으면 하기 싫어질 수도 있다” 는 말을 새겨 들을 필요가 있다고 본다. 차분하게 지켜 볼 일이다. 앞으로 박지성 선수가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결정되는 것이다.


첫번째 이미지: http://media.daum.net/entertain/abroad/view.html?cateid=1070&newsid=20100303142309966&p=mydai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