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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제빵왕 김탁구

제빵왕 김탁구, 어른들의 갈등에 상처받는 아이들?



제빵왕 김탁구, 어른들의 갈등에 상처받는 아이들


<제빵왕 김탁구> 3회를 보는 것은 참 불편했다. 어른들의 갈등 사이에 끼인 아이들의 모습 때문에 그랬다. 다른 시대의 상대적인 문화라고 이해해야겠지만 문제의 본질은 오늘날과 별 다르지 않다. 어른들의 갈등에 상처 받는 아이들이라는 문제 말이다. 고래싸움에 새우등 터진다는 말처럼 어른들은 끊임없이 갈등을 만들어 내고 아이들은 끊임없이 상처를 입는다. 그렇게 아이들은 자라고, 어른이 된 아이들은 갈등을 만들어 낸다. 어른과 아이라는 반복되는 악순환은 마치 시지푸스의 영원한 형벌을 닮아있다. 참 안타까운 일이다.


<제빵왕 김탁구>의 등장인물들 간의 관계를 좀 더 간략하게 본다면 갈등하는 어른들과 이 갈등에서 상처를 받는 아이들의 관계로 단순화시킬 수 있다. 어른들은 자신들의 입장에서 아이들을 이해하려는 경향이 있다. 사실 아이들이란 어른들의 입장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말이다. 갈등이나 대척점에 있는 관계 당사자들이 낳은 아이라는 이유로 배척당하고, 또는 애정 관계의 당사자가 낳은 아이라는 이유로 사랑을 받는다. 아이들은 그저 존재할 뿐인데 어른들은 가치를 부여한다. 성격을 규정하고 단정짓는다. 이 드라마에서 어른들이 보이는 아이들에 대한 태도도 바로 이러한 어른들의 관계의 성격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예를 들자면, 구일중 회장의 어머니인 홍여사와 서인숙이 탁구를 대하는 상반된 태도가 그렇다. 어른의 기호에 따라 아이들의 가치가 결정되는 것이다. 여기에는 아이들의 의견이나 판단의 여지가 있을 수가 없다. 참 슬픈 일이다.

http://www.hankyung.com/news/app/newsview.php?aid=2010061670177


이 상처 받는 아이들이 <제빵왕 김탁구>에서는 많이 등장한다. 그 가장 대표적인 아이들이 김탁구와 구마준, 그리고 신유경이다. 자신들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갈등이나 문제에 의해 상처를 받는다. 이 상처가 심각한 것은 시간이 흐르면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어린 시절의 내상으로 자리하기 때문이다. 이 상처로 인해 아이들은 부정적인 생각을 갖기도 하고, 냉소적이게도 된다. 우리는 <신데렐라 언니> 의 은조나 기훈에게서 이런 상처들을 지겹도록 보았다. 물론 이러한 상처들을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방향으로 발산하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주인공(protagonist)의 경우가 그렇다. 반주인공(antagonist)의 자리에 있다면 상당히 왜곡된 성격이나 행동을 보여주기 마련이다.


아무튼 아이들이 갖게 되는 상처는 클 수밖에 없다. 김탁구와 구마준은 그러한 상처를 안고 성장해 갈 것이고 서로 갈등을 빚게 될 것이다. 부모대의 갈등이 자녀대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있는 존재는 아무도 없다. 연을 끊는다는 종교라면 모를까. 예상하는 바이지만 서로 갈등하고 대결하는 모습을 보여 줄 것이다. 유경도 마찬가지이다. 유경은 <신언니>의 어린 시절의 은조와 비슷한 처지에 놓여있다. 단지 부모 잘못 만난 탓에 고통을 겪는 것이다. 사실 이 아이들이 만들어 놓게 될 미래의 모습이 걱정스러울 정도이다.


<제빵왕 김탁구>는 이 아이들이 어떻게 성장하느냐의 문제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잘못이 아니기에 안타까운 일이지만 김탁구와 구마준의 갈등이 빗어 놓게될 스토리가 축을 이룰 것이다. 더불어 이 아이들의 상처의 본질인 어른들의 관계와 갈등이 어떻게 해소될 것인가에도 촛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 앞으로 전개될 스토리가 참 궁금하다.

 
어른들에 의해 아이들이 상처받지 않는 세상이 과연 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