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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수상한 삼형제

수상한 삼형제, 김순경 황혼이혼 vs 주범인 황혼결혼


수상한 삼형제, 가슴 아픈 아버지의 초상 김순경



<수상한 삼형제> 63회는 <개인의 취향> 마직막회를 방불케 할 정도로 정신이 없었다. 쉴새없이 갈등이 해결되고 갈등이 터져나오는 용광로와도 같았다. 이상과 어영의 갈등이 어영의 자각으로 극적인 타결 직전에 있고, 주범인과 계솔이의 암과 관련된 위기가 싱거운 해프닝으로 끝났다. 현찰과 우미의 위장이혼 복수도 성공했다. 시어머니 전과자와 엄청난의 갈등도 엄청난의 이해를 통해 해소가 되는 과정에 있다. 건강이 운영하는 고물상의 실장과 경찰관의 관계도 눈에 띄게 발전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갈등 또한 우후죽순처럼 터져나오고 있다. 연희는 자신의 증언 번복으로 감옥에 갇힌 박사기에 의해 보복을 당할 위기에 처하게 되었고, 건강과 엄청난은 종남이로 인해 갈등이 터져나오려는 기세이다. 이 문제는 이미 이전에 한 번 터져나온 문제이기에 재탕에 가깝다 따라서 건강과 엄청난의 갈등은 갈등을 만들기 위한 갈등으로 존재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가장 큰 갈등은 김순경에게 돌아간다. 이 갈등은 예상치 못한 것으로 김순경을 곤경으로 몰아넣었다. 자신이 매입한 후닭후닭 치킨집이 사기를 당한 것이다. 경찰로서 양심껏 살아 온 김순경에게 왜 이런 시련이 계속해서 이어지는지 가슴이 아프다. 64회에서 전과자의 반응은 실로 상상을 초월 할 것이다. 퇴직금을 그대로 투자해서 친킨집을 차렸는데, 그 투자업체가 투자자들의 돈을 떼먹고 달아나 버렸으니 말이다. 김순경에게는 치명적인 실수가 아닐 수 없다. 전직 경찰이 사기를 당한 것이나 사기를 친 사기꾼이나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김순경의 사기건은 연희의 사건만큼이나 억지스러움을 떨쳐 버릴 수가 없다. 아무리 드라마라고 하지만 말이다. 치킨집 건물의 소유주가 있을 것이고, 그 계약은 본인들이 했을 것이 아닌가? 이렇게 허술하게 사기를 당하다니 연희에게 사기를 당한 현찰만큼이나 충격적이다. 그 아버지에 그 아들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다. 좋게 말해서 참 착하고 순수하다고 할 수 있을까? 세상에는 이런 사람들을 등쳐먹는 연희나 박시기 같은 인간들이 하이에나처럼 어슬렁거리는 곳일까? 아무튼 김순경이 사기를 당한 건 이해부득이기 보다는 너무 안타깝다.



현찰의 경우와는 달리 사기 당한 돈을 찾기는 힘들 것이다. 평생을 몸 바쳐 그 댓가로 받은 퇴직금을 하루 아침에 날려버렸으니 도대체 삶이 무엇인지 회의가 들 정도이다. 하행선, 연희를 잇는 가장 충격적인 사건의 등장이지 싶다. <수상한 삼형제>의 최후의 갈등이 김순경의 사기사건인 것은 사실 예측하지 못했지만 삼형제의 아버지 김순경의 초상을 제대로 그려주는 것이 그다지 어색하지 않다. 고령 사회로 접어드는 우리사회의 문제와 부모와 자식간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해 주기 때문이다.

또한 아내 전과자가 어떻게 나올지 주목되는 부분이다. 평생을 함께 살아 온 아내이지만 자신과 상의 한 번 없이 미래의 보장이 되는 퇴직금을 날려버렸으니 말이다. 이 황혼부부의 갈등이 우리의 주의과 관심을 무척이나 끈다. 특히 최근에 부각되고 있는 황혼이혼 문제와 관련하여 많은 시사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사실 주범인과 계솔이의 사랑과 황혼결혼도 그 결과는 상반된 것이지만 '김순경의 사기'와 '황혼이혼' 과 그 맥락을 같이 한다. 나이가 들어 겪을 수 있는 문제라는 면에서 말이다. 사랑의 문제와 그것으로 인해 생긴 자식(어영, 우미)과의 갈등인 것이다. <수상한 삼형제>가 삼형제의 문제와 갈등들이 아니라 이제는 그 직계부모의 문제와 갈등으로 이어지면서 가족에 대한 전반적인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 보게 하고 있다. 김순경의 갈등과 함께 건강과 엄청난의 갈등이 종남의 문제로 다시 솔솔 연기를 피우고 있으니, 직계자녀의 문제도 다루려나 보다. 수상한 삼형제 참 광범위하게 가족의 문제를 줄기차게 다룰 기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