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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수상한 삼형제

수상한 삼형제, 얼굴 마담이 되어 버린 연희?


 

수상한 삼형제, 얼굴 마담이 되어 버린 연희?





하행선이 기차를 타고 가버리고 난 후, 설상가상 연희가 빠져버린 <수상한 삼형제>가 박진감이 빠져 버린 지가 제법 오래 된 것 같다. 물론 다른 갈등관계들이 존재한다. 그러나 주범인과 계솔이, 이상과 어영, 김순경, 전과자 등이 연희 만큼이나 긴장감을 조성하지는 않는다. 만약 현찰과 도우미, 그리고 연희의 갈등이 해소되면서 연희가 하행선에 이어 <수상한 삼형제>에 작별 인사를 고한다면 그것으로 <수상한 삼형제>는 고전을 면치 못할 것이다. 그러다보니 연희를 간간히 내보이면서 연희를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잡으려는 의도가 역력히 드러난다.


연희에 대한 시청자들의 기대는 당연하다. 이글거리는 복수심을 자극하기 때문이다. 착하게 사는 현찰과 도우미가 연희의 거짓말로 인해서 오랫동안 일구어 온 자신의 사업과 전 재산을 한 순간에 빼앗기는 것을 목격한 시청자들은 연희가 현찰과 도우미로부터 만신창이가 될 정도로 복수를 당하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연희에 대한 기대가 다른 에피소드들에 비해 크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연희에 대한 이러한 기대를 너무 잔인할(?) 정도로 이용하는 것 같아 피로감을 느낄 정도이다. 마치 연희를 잊지 말라는 듯이 연희를 내보내며 간간히 무슨 주술을 부리는 듯 하기 때문이다. 아마 다른 갈등들을 다루는데 비중을 두면서도 시청률의 관점에서 연희를 드러내 놓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이건 제작진이 아주 묘하게 삐에로처럼 줄을 타는 느낌이다. 인간관계의 다양한 갈등들을 다른 등장인물을 통해 드러내 놓고 싶고 또 그렇게 하고 있지만, 동시에 연희를 고정적으로 드러내 놓아야 하는 모순적인 상황에 빠져있는 것이다. 그러니 연희의 모습을 짬짬이 꺼내어 놓고 있는 것이다. 졸지에 연희가 <수상한 삼형제>의 얼굴 마담이 된 꼴이다. 연희로서도 피곤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짧은 시간 동안 얼굴을 드러내 놓기 위해 오핸 시간 동안 대기하고 있어야 할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앞으로 드라마가 전개되면서 연희의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는 모르겠지만 아마 하행선처럼 먼저 드라마에서 내 보낼 것 같지는 않다. 연희 효과가 아주 크기 때문이다. ‘연희’ 효과가 아주 크기에 가능하면 연희를 틈틈이 TV 스크린에 내보이면서 연희의 문제를 드라마가 끝나갈 무렵에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 58회, 59회에서 연희가 잠깐 모습을 비췄지만 이 연희의 등장 부분이 연희의 문제가 어떤 식으로 전개되어 나갈 것인가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에 드라마 내내, 또 드라마가 끝나서도 연희의 잔상이 지속적으로 남아있었다.


연희를 이용한 이러한 드라마 스토리 전개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낯간지러울 지경이다. 하지만 연희를 짧게 등장시켜 상상력을 자극하면서도 드라마에 대한 긴장과 흥미를 지속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는 면에서 시청자의 입장과는 달리 제작진에겐 좋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든다. 연희를 얼굴 마담으로 등장시키는 것은 시청자의 관심과 시청률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데 아주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약간 안달이 나지만 말이다. 아무튼 연희의 문제가 어떻게 해결될지는 모르지만 재미있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