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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수상한 삼형제

수상한 삼형제, 안타까운 부모들의 초상?



수상한 삼형제,  우리가 삼형제의 부모라면 과연 어떤 심정일까?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10&no=129825


드라마 <수상한 삼형제>의 삼형제인 건강, 현찰, 그리고 이상은 무엇보다도 결혼 생활에서 상당한 갈등을 겪고 있다. 즉, 부부 관계의 갈등과 이에서 파생되는 고부간의 갈등이 주요 테마이다. 이 삼형제들의 삶을 드라마를 통해 볼 때마다 부모로서의 순경과 과자의 마음을 헤아려 보지 않을 수가 없다. 만약 우리가 이 삼형제의 부모라면 과연 어떤 심정일까?


자식이 다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부모의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부모의 마음과는 달리 자식의 삶은 그렇게 부모의 마음대로 되지가 않는다. 괴리가 생기기 마련이다. 부모의 마음처럼이나 자식이 다 잘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바로 이러한 문제, 즉 부모와 자식의 관계가 우리 사회에서 엄청난 비중을 차지한다. 예를 들면, 사교육 열풍이 그렇다. 결국 이 열풍의 본질은 자식의 출세와 연결되어 있다. 결혼도 이 중에 하나이다. 이걸 나쁘게 볼 문제는 아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도 한국의 부모들의 교육열을 칭송하지 않았던가? 그러나 오바마가 간과하고 있는 것이 부모과 자식의 관계에 대한 이러한 본질이다. 사랑이야 깊고 넓은 것을 누가 모를 것인가? 그러나 그 사랑도 절제가 필요하다고 본다.
 

우리 사회의 오랜 전통상 부모가 자식을 독립적으로 놓아주기는 아직도 어려울 것이다. 부모의 뜻대로 자식을 양육하고 공부를 시키고 결혼을 시키는 일이 여전히 다반사로 일어나고 있다. 전통이라는 차원에서 볼 때 이 걸 그다지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부모의 이러한 기대에 별 마찰 없이 적응하는 자식들이 여전히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식에 대한 기대와 실제적인 자식의 삶과의 괴리에 대해 부모들이 좀 더 일찍 인정하면 좋겠다는 생각이다. 자식의 능력을 넘어 지나친 기대를 갖는 것은 사랑이다기보다는 욕심에 가깝다. 욕심을 버리고 객관적으로 자식을 보는 이러한 생각이 보편화된다면 우리 사회의 학벌주의가 낳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 될 수가 있지 않을까?


결국 자식에 대한 지나친 기대의 피해는 고스란히 부모 자신들에게로 돌아온다. 독립심을 일찍부터 기르는 교육이 부재하다 보니 몸은 성인이지만 정신은 모유기의 아이처럼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손을 벌리게 되는 것이다. 결혼도 일정 부분 부모가 개입해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혼수가 그런 것 중에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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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삼형제들의 부모도 마찬가지이다. 자식이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할 것이다. 자식들에 대한 기대와 며느리들에 대한 실망이 교차하면서 부모로서의 순경과 과자의 마음은 한시라도 편하지 않을 것이다. 이 심정을 백번 헤아리고 남는다. 건강이 청난에게 사기를 당하는 일연의 과정은 어머니인 과자의 심정을 찢어놓기에 충분하다. 아버지 김순경은 속으로 삭여서 그렇지 그 심정이야 마찬가지 일 것이다. 과자가 막내인 이상을 며느리 어영과 사돈인 범인에게 빼앗겼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추측하는 것도 어렵지 않다. 부모의 심정은 이런 것이다. 자식을 키워 놓았더니 며느리에게 빼앗이고, 자식을 애지중지 키워 놓았더니 여자에게 사기를 당하는 모습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것이다. 우리 사회의 부모들 중에서 삼형제들의 부모인 순경과 과자의 심정을 헤아리지 못할 부모가 과연 있을까? 과자가 좀 지나친 경우는 있지만(과자에 대해서는 따로 글을 써야 할 것이다) 본질적으로 우리 사회의 전통적인 자식에 대한 부모의 사랑을 느낄 수 있다. 과자가 자식이나 며느리로 인해 가슴을 지워 뜯는 장면들은 자식의 세대에서는 이해하기 힘들지도 모른다.


그러나 부모의 삶은 따로 있어야 한다고 본다. 순경이 과자와 함께 시간을 내어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이야 말로 우리 사회의 부모가 지향해야할 모습이 아닐까 한다. 부모의 삶과 자식의 삶이 혼란스럽게 섞여있는 우리 사회에서 과감하게 부부 중심적으로 나아가라고 하는 것도 잘못인지는 모른다. 반드시 전통을 버려야만 할 당위성도 없고 또 전통을 완전하게 버린다는 것은 우리의 정체성을 쓰레기로 추락시키는 잘못을 범하는 것이다.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기본적인 예나 효로 지속되어야 한다. 자식을 낳은 부모로서 그 만한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부모가 자식의 삶에 지나치게 끼어들면서 갈등을 일으키는 것 보다 부부 중심적으로 생활하면서 노년을 건강하게 살아 갈 수 있으면 더 좋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