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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수상한 삼형제

수상한 삼형제, 엄청난은 왜 거짓말의 달인이 되었을까?

 

 

수상한 삼형제, 엄청난은 왜 거짓말의 달인이 되었을까?

http://www.artsnews.co.kr/news/66370


<수상한 삼형제>의 엄청난은 참 문제 많은 여자다. 드라마가 전개되어 가면서 변해가는 모습은 정말이지 성스럽기까지(?) 할 정도이다. 건강과 결혼한 것에서부터 자신이 진 수 천 만원의 빚과 다른 남자의 아들인 종남이 드러나는 사실, 그리고 마침내는 종남의 친아버지인 하행선의 등장에 이르기까지 과연 이러한 일이 현실에서 일어난다면 과연 이해하고 받아들여 줄 남자가 몇이나 될까. 엄청난은 이렇게 우리의 상상력을 초월할 정도로 '엄청난' 문제아다.


이 청난이 이제 건강을 통해 변화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드라마상에서 청난의 변화는 참 의미있는 부분이다. 왜냐하면 청난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문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수상한 삼형제>를 무조건 막장이라고 비하하는 사람이라면 이러한 의미있는 측면을 놓치고 말 것이다. 왜 의미를 찾으려 하지 않고 무조건 막장이라고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2010/02/16 - [드라마/수상한 삼형제] - <수상한 삼형제>가 막장 드라마가 아닌 이유?


청난의 변화에 흥미를 가지고 있을 줄 안다. 악녀가 개과천선하는 전개야 말로 흥미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그러한 생각 이전에 엄청난의 문제가 어떻게 생겨났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청난이 미혼모라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어린 시절 하행선과의 불장난으로 예기치 않게 생긴 아이이긴 하지만 아이에 대한 사랑은 그야말로 극진하다. 미혼모라는 말은 사회생활에서는 일종의 낙인과도 같은 것이다. 미혼모에 관한 한 우리사회는 공범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본다. 버려진 아이를 외국으로 입양시키는 일련의 과정에는 우리 사회의 미혼모에 대한 폐쇄적인 인식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과연 미혼모가 어렵지 않게 자신의 아이를 직접 키울 수 있을까? 특히 경제적인 능력이 없는 10대 미혼모의 경우는 아이들을 포기할 수 없는 실정이다. 선진국 문턱에 있는 우리나라가 여전히 수많은 아이들을 외국으로 입양시키는 일은 안타까운 일이다.
 

이러한 미혼모의 관점에서 청난의 행동 특성을 살펴보면 그녀가 자신의 피붙이인 종남이를 위해 건강과 주위 사람들을 속였다는 사실을 어느 정도 감지할 수 있다. 허영이나 허세를 부리는 등의 행동 특성도 어쩌면 미혼모라는 사회적인 인식을 극복하려는 과장된 포즈인지도 모른다. 뭐 그렇다고 해서 청난을 일방적으로 두둔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미혼모라는 관점에서 보면 청난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자신의 아이인 종남에 대한 사랑하나 만큼은 어느 누구의 모정에도 뒤지지 않기 때문이다.


엄청난이 종남을 위해 애써는 모습을 보면서 동정의 여지가 없어 보이는 그녀의 행동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면 좋겠다. 왜 엄청난이 거짓말의 달인이 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서도 이 미혼모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