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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수상한 삼형제

수상한 삼형제, 어영이 왜 갑자기 달라졌나?



수상한 삼형제, 어영이 왜 갑자기 달라졌나?

 

http://news.hankooki.com/lpage/culture/201002/h20100217062132111780.htm



이상의 아내 어영에 대해서는
이전의 포스트(수상한 삼형제, 어영이가 밉상만이 아닌 이유?)서 잠시 다루었다. 그녀의 말이나 행동은 그 자체로 보면 그리 문제될 것이 없다. 시어머니 과자나 이상을 추근거리는 태백에 대한 의식 등이 깍쟁이처럼 여겨지기는 하지만 그다지 밉상은 아니다. 당찬 신세대 며느리로 볼 수 있다. 물론 어영이란 인물은 가치의 충돌을 빗어내는 인물이기에 보는 사람의 의식에 따라 아주 상반된 인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인간적인 측면이다. 이상의 아버지 순경과 어영의 아버지 범인은 그 이름처럼이나 악연이다. 사실 이 커플이 TV 드라마가 아니라 현실이 이라면 과연 부부로 이어질 수 있을까? 어영에게 아버지 범인의 문제가 대를 이어서 문제가 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딸로서 아버지의 잘못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는 마음은 가져야 한다고 본다. 순경의 며느리가 된 어영이 진심으로 자신의 아버지의 과거의 잘못에 대해 무언가(며느리로서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나) 되갚아야 하는 것이 인간적인 도리이다.


이상과의 결혼도 엄청나게 어려웠다. 현실적으로 보면 불가능한 결혼이었다. 과자가 반대하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했다. 범인 또한 무슨 염치로 어영을 경찰의 며느리로 보낼 수 있을까? 그럼에도 이상과 어영의 결혼이 성사된 것은 순전히 순경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자신의 억울한 과거에만 매달리지 않고 아들의 미래를 위해 범인을 용서하고 어영을 며느리로 받아들인 것이다. 순경이야 말로 '성인군자' 의 경지에 오른 사람이다. 물론 자식 이기는 부모 없다고 이상의 어영에 대한 집착도 대단했다.



그런데 이렇게 어렵게 결혼을 한 어영이 이런 부분을 너무 고려하지 않는 모습은 인간적으로 너무 하다는 생각이 든다. 이런 점 때문에 막장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을 것이다. 아무리 어영이 아내와 며느리로서 서툴 수밖에 없고 조금씩 배워가는 입장이라고 하지만 자신의 아버지 범인이 저지른 범죄에 대해 며느리로서 인간적인 도리는 다해야 하는 것이다. 딸로서 자신의 아버지 범인을 위하는 마음 못지않게 시부모를 모셔야 하는 것이다. 결혼하기 전에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던 어영이 결혼 후에 이렇게 변한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할 수 가 없다. 드라마상으로 무엇이 어영을 이렇게 합리적으로만 만들어 놓았는지 모르겠다. 만약 작가가 어영을 일방적으로 이렇게 만들어 놓았다면 괴팍스런 작가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건 어영에게 행하는 작가의 고문이 아닐 수 없다. 결혼전 예쁜 어영을 왜 이렇게 만들어 놓았는지 작가가 밉기만 하다. 


어영이 자신의 아버지 범인이나 동생 부영에게 하는 행동을 보면 전혀 철이 없는 인간은 아닌데 왜 시댁에 대한 태도는 합리적으로만 대하려고 하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합리적인 생각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그 합리적인 생각만이 인간의 삶을 이끌어 가는 것이 아니다. 인간의 정이나 인간적인 도리 같은 것이 그렇다. 이런 미덕은 합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다. 어영은 시댁이나 시부모에게 합리적으로만 대하려고 해서는 결코 안 된다. 완고한 시어머니를 합리적으로만 보아도 안되는 것이다. 보이지 않는 인간의 도리, 정이라는 것이 있는 것이다. 순경과 범인의 악연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어영은 인간적인 도리를 다해야 한다고 본다. 자신의 입장만 내세운다면 그건 며느리가 아니라 남이나 마찬가지이다. 그 엄청난 짓을 하고도 시댁에서 살고 있는 엄청난을 보면 알 것이다. 만약 순경이나 과자가 합리적으로만 생각한다면 청난은 이미 벌써 쫓겨나도 쫓겨났을 것이다.


인간 관계라는 것이 그런 것이다. 어영이 명심해야만 할 것은 바로 이것이다. 합리적인 신세대 며느리가 좋긴 하지만 그렇다고 자신만이 옳다는 생각은 버려야 하는 것이다. 인간의 도리가 반드시 합리적인 생각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다소 맹목적이기도 해야하고 1+1=3 라는 오류에 동조도 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만약 우리 사회가 합리적인 생각으로만 채워진다면 서구사회와 다른 게 무엇일까? 참 끔찍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