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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수상한 삼형제

<수상한 삼형제>, 밉상 연희가 세경을 본받아야 하는 이유?



<수상한 삼형제>, 밉상 연희가 세경을 본받아야 하는 이유?


http://www.newsen.com/news_view.php?uid=201002210809181001


<수상한 삼형제>에서 가장 밉상은 연희이다. 물론 엄청난이나 어영이, 이태백 검사 등도 밉상 맞기는 마찬가지이지만 말이다. 연희가 현찰과 도우미 사이에서 하는 짓거리를 볼라치면 화가 치민다. 불쌍하기도 하다. 나이를 헛먹었다고 할 정도로 우정과 사랑에 대한 최소한의 구분조차 하지 못한다. 아무리 감정에 이끌리는 남녀사이라고 해도 적어도 타인의 불행이 감지된다면 그 감정을 억제할 수 있는 정도는 되어야하는 것이다. 사실 현실에서 타인의 결혼 생활에 갈등을 일으키는 연희 같은 여자들은 많다. 또한 남자들도 많다. 부부 이혼의 가장 큰 사유들 중에 하나가 배우자의 불륜이라는 사실이 이를 입증한다.


연희는 현찰과 도우미 부부사이에서 동창이란 이유로, 우정이란 핑계로 노골적으로 끼어들어 엄청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너무 이기적이고 생각 없는 여자이다. 자신의 감정만을 앞세우면서 도우미의 감정에 대해서는 눈곱만큼의 이해조차 하지 않는다. 가족 여행을 하고 있는 현찰을 사업상의 일로 불러 들여 여행을 망치게 하는가 하면, 일상다반사로 자신의 아파트에 현찰을 불러들여 함께 술을 마시는 모습은 해도 너무 하다. 심지어 술이 취해 비틀대며 현찰의 가슴에 안기기도 한다. 이 장면을 목격한 도우미에게도 뻔뻔스럽게도 술 마시다가 보면 그럴 수 있지 않느냐는 식이다. 아니 이를 넘어 뭐 대수롭지 않는 일에 현찰과의 관계를 의심한다는 식으로 도우미의 속 좁음(?)을 탓하기도 한다. 이게 현실이라면 큰 비극적인 사건이 나기에 충분할 정도이다. 치정과 관련된 사건들이 다반사로 발생하지 않는가.


http://osen.mt.co.kr/news/view.html?gid=G1002100042


이런 남녀 관계에 최소한의 예의도 없는 연희에 비한다면 <지붕킥>의 세경은 그야말로 천사이다. 쿨하다. 세경이 자신의 감정을 억제하고 이성적으로 행동하려고 노력하는 것을 보면 연희가 얼마나 형편없는 인물인지를 알 수 있다. 지훈을 사랑하는 세경이, 그 지훈이 정음을 사랑한다는 것을 알았을 때의 충격을 우리는 아직도 기억한다. 훈과 정음의 포옹과 키스, 사랑을 목격한 우리가 정말 참기 힘든 감정이었다. 그런데 세경은 의외로 자신의 감정을 너무나도 잘 조절해 주고 있다. 세경의 마음 깊이의 상처가 아무는 데는 괘 오른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잘 견뎌내고 있다. 너무나 쿨한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지훈과 정음을 위해 자신이 걸림돌이 된다는 사실을 실감하는 모습이기도 했다. 어떻게 30대 후반의 연희와 20대의 세경 사이에서 이런 큰 차이가 나타날 수 있을까?


작가들의 의도는 다른 방식이지만 같은 감정을 지향하는 것일 테다. 세경의 쿨한 모습을 감동적으로 받아들이거나, 연희의 지저분한 모습을 역겹게 받아들이거나 그 감정의 지향점은 같지 않을까 싶다. 쿨해지자는 의도 말이다.
 

남녀 관계는 쿨해야 한다고 본다. 사랑한다면서도 상대의 뜻에 거스르면서 상대를 집적댄다는 것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이별의 아픔이 참을 수 없을 정도로 아프지만 또한 가슴으로 삭이고 지워나가야 하는 것이 사랑의 상처이다. 그런데 현실에서는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남녀 사이에 수많은 비극들이 일어난다. 사랑한다면 끝까지 상대의 마음을 헤아려 줘야 하는 것이다. 연희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상징하는 인물이다. 이 연희가 닮아야 하는 존재는 자신보다 어린 아직 때 묻지 않은 세경이 아닐까 한다. 참 부끄러운 현실이고, 부그러운 연희의 모습이다. 연희가 어떻게 정신을 차릴지 참 궁금하다. 아니 현실이 어떻게 정신을 차릴지 궁금하다.


현실은 이상의 꿈을 가끔이라도 꾸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