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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글날에 해보는 황당한 생각?

한글날에 해보는 황당한 생각?

2012년 10월 9일 566돌을 맞는 한글날입니다. 이 한글날에 좀 황당하지만 한가지 제안을 하고 싶습니다. 세종대왕의 한글 제정의 뜻에 맞게 오늘 한글날 하루는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는 것 말입니다. 하루 정도 외래어, 특히 영어를 사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나라가 무너지는 것은 아닐 것이니 말입니다. 물론 예외적인 부문이 있을 것입니다. 그런 부문은 외래어를 사용하도록 허용해야 겠지요.


한글은 정말 독창적인 문자입니다. 세계에서 이렇게 독창적인 문자는 라틴 문자, 그리스 무자, 히브리문자 그리고 한자가 대표적입니다 (물론 군소 문자들이 존재하지만 필자의 지식이 워낙 옅어서 다 언급할 수 없습니다. 단지 '대표적' 이란 모호한 말을 사용함으로서 그것들의 존재를 인정합니다). 한글은 문자로 보아서는 그야말로 과학적이고 대단히 실용적인 문자임을 부정할 수 없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글에 대한 우리의 태도는 어떨까요? 그것은 우리가 사용하는 한글이 수많은 외래어로 오염되고 필요 없이 혼용되는 경우를 보아서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영어가 우리 언어에 범람하는 것은 라틴 문자의 우월성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 문화와 문명의 전파에 기인하는 바가 큽니다. 전쟁과 함께 급속하게 서구문화, 특히 라틴문자(가장 대표적으로 영어)를 사용하는 미국 문화가 들어오고, 산업화와 함께 문화가 더욱 삶의 영역을 점하기까지 하면서 그 표현 방법으로서의 문자가 삶의 구석구석에 스며들게 된 것입니다. TV, 아이스크림, 와이프, 인터넷, 커피, 키스, 섹스 등 삶의 구석구석 영어가 아니면 표현할 없는 사물과 행위양식들이 수입되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이 모든 것들을 죄다 부정하거나 없애버릴 수는 없습니다. 또한 북한식의 한글 전용도 무언가 편협한 구석이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인정할 것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이미지출처는 이곳 입니다
 

그렇기에 한글날만이라도 세종대왕의 뜻을 기리면서 한글만 사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합니다. 힘들겠지만 단 하루만이라도 노력해 보는 것입니다. 단 하루만이라도 접하지 않는다면 사용하지 않아도 되는 외래어는 비일비재합니다. 또한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입니다. 스낵이나 커피에서, 인터넷과 TV에 이르기까지 하루 정도 사물의 외래어 이름을 부르지 않는 것입니다. 하루 정도 이름을 불러 주지 않는다고 해서 그 의미가 영영 작별을 고하는 것도 아닙니다. 반드시 이름을 불러 준다고 해서 치즈가 치즈가 되는 것만은 아닙니다. 하루 정도 안불러 줘도 치즈는 치즈인 것입니다. 우리의 독도를 죽도라 부르지 않는 것처럼, 하루정도 아내를 아내라고 부르고, 키스를 뽀뽀라고 부르며, 인터넷은 턱만 까딱거려도 되지 않을까요. 인터넷까지 이러나 좀 심하긴 합니다. 이미 말했듯이 한글 사용으로 가능한 것으로 한정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한글날을 맞아 한 번 해보는 황당한 제안이었습니다. 외래어가 아니어도 우리는 어떤 표현을 할 수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우리 머릿속에서 어떤 표현들이 튀어나올까요? 황당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황당한 제안인데도 한글날 하루쯤은 외래어를 사용하지 않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는 건 왜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