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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덕, 싸이, 그리고 안철수의 공통점?

김기덕, 싸이, 그리고 안철수의 공통점


김기덕 감독의 <피에타>가 베니스 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인 최우수 작품상을 받았다. 싸이의 <감남 스타일>이 빌보드 핫 100의 1위를 하기 직전이다. 여기에 안철수 돌풍이 대선 정국의 태풍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런 보기 드문 현상은 다분히 시대의 전환기적 성격을 내포하고 있는 듯 보인다. 필자의 소견으로는 before/after로 확연한 변화를 예고하는 사건들처럼 보인다. 사실 하나의 사건이 시대를 변화시키지는 못한다. 수많은 사건들이 변화에 걸쳐있으며 변화도 단절적인 것이 아니다. 연속적으로 변화한다. 그럼에도 그러한 변화에는 좀 더 두드러진 요소들이 있다. 이를테면 스마트폰의 출현이라던가, sns출현 같은 것이 그런 것이다.

 


 

그렇다면 필자는 왜 김기덕이나 싸이, 그리고 안철수를 변화의 두드러진 사건들로 생각하고 있는가? 우선, 그들을 이런 변화의 두드러진 대표적 현상에 두는 이유는 그들의 성공 때문이 아니다. 성공한 사람들은 이 세상에 숱하게 많다. 그들을 우리 사회 변화의 대표적인 현상으로 보는 이유는 그들이 성공을 해서가 아니다. 그것보다는 그들 존재의 성격에 있다고 할 수 있다. 김기덕 감독의 상상력은 우리를 무척이나 당혹스럽고 짜증나게도 만들지만 그 상상력의 확장은 새로운 소통으로 이끌고 있다. 그가 넓혀놓고 있는 이 상상력의 영역은 우리사회의 견고한 인식틀을 벗어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김기덕은 한국 영화계의 이단아로 배척당한 존재였다. 그가 베니스영화제에서 최우수 작품상을 받은 것은 이제 우리도 그들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전 김기덕 감독이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으면서도 우리사회에서는 다소 냉대 받아왔다. 이제 우리는 이러한 잘못된 태도를 고쳐야 한다. 일부 비평가나 평론가의 인정이 아니라 대중의 저변으로 김기덕을 인정하는 세련되고 성숙된 태도가 필요하다. 그의 작품에 대한 호불호를 떠나서 말이다. 이것만으로도 우리사회는 좀 더 다양한 상상력이 존재하는 사회가 되지 않을까?  

 


 

싸이도 마찬가지이다. 그는 대중음악의 주류에 있는 존재가 아니었다. 다소 특이한 존재였다. 이번 그의 <강남스타일> 만 해도 그렇다.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기에 망정이지 그렇지 않았다면 아마도 국내에서는 금지곡으로 팽 당했을지도 모른다. 주류가 아닌 싸이가 이렇게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된 것은 물론 SNS의 힘이 컸다. 싸이를 대한민국의 가수로 자랑스럽게 여기기 이전에 그의 노래가 유투브를 통해 확장되었듯이 소통의 영역을 확장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깊이 새겨야 한다. 우리사회가 세계적으로 부상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에만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것을 싸이의 <강남스타일>은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예를들면 진보와 보수 같은 것이 그런 것인데 단절된 것들이 아니라 소통하고 보완하는 것들이다. 우리사회를 너무 소모적이고 피폐하게 만든다. 개방된 사회로 나아가고 소통이 일상이 되어버린 사회로 나아가는데 고작 틀에 박힌 생각에만 안주한다면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싸이와 함께 우리사회의 유연성도 함께 확장되어야 할 것이고 우리 인식의 틀도 더욱 깊고 넓어져야 한다고 본다.

 


 

안철수 현상도 마찬가지이다. 그가 엄청난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인가?그는 정치계에서는 문외한이다. 누구보다도 늦게 정치에 발을 들여 놓았고 정치와는 걸맞아 보이지 않는다. 도대체 저 사람이 정치를 할 수 있을까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너무 순수하고 착해 보인다. 정치를 할 수 없는 인물처럼 보인다.  그런데 이러한 인식을 뒤집어 본다면 우리가 얼마나 정형화된 정치의 틀 속에 안주해 왔는지 알 수 있다. 이렇게 볼 때 안철수는 정치의 영역을 확장한 듯하다. 정치는 이래야 한다는 어떤 틀에서 또 하나의 틀을 추가함으로서 선택의 영역을 넓혔다. 안철수에 대한 지지여부를 떠나 안철수를 통해서 정치를 할 수 없을 것 같은 순수한 사람도 정치를 할 수 있다는 것 말이다. 안철수와 관련해서는 대선을 앞둔 민감한 시점이기에 필자로서는 언급을 자제해야만 하겠다. 결국 안철수를 통해 정치에 대한 인식의 영역이 넓어졌다는 것이다.그가 대선에서 실패를 하던 성공을 하던 정치의 변화는 2012년을 기점으로 변화해야만 할 것이다.   

 


 

이렇게 보면, 이들의 공통점은 상상력의 확장과 SNS를 통한 소통의 확장, 그리고 정치인과 정치에 대한 새로운 인식의 확장이다. 결국 그들의 공통점은 '확장' 에 있다고 할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좀 더 넓어지고 넉넉해지는 변화 속에서 이들의 현상이 두드러지게 감지되는 것 같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 속에 그들을 통해 우리 사회의 변화를 감지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