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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이명박 대통령 연설문, 미국 로비 업체에서 작성했다니!?


 

이런 일은 통상적인 관례인가? 아니면 어처구니없는 일인가?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 시 국회의사당, 백악관, 상공회의소에서 했던 연설문들이 미국의 한 '로비' 업체에서 대금을 수수하고 작성한 것이었다고 세계일보가 단독으로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한국 정부에서 4만 6, 500달러를 지불하고 연설문 작성을 의뢰 작성하고 대통령의 미의회와 상공회의소 방문 시에 이 연설문을 낭독하였다고 한다. 필자의 판단으로는 이것은 정말 어처구니없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어떻게 이런 일을 한국 정부에서 할 수 있단 말인가? 사실 한국 정부라고 명시하고 있지만 분명 청와대 참모들이나 외교당국의 작품일 것이다. 도대체 이런 발상이 어떻게 또 누구에 의해서 떠올랐을까?


이명박 대통령은 우리의 국격을 자주 언급해 왔다. 대통령이 언급하는 국격이 대체 어떤 의미로 사용되는 것이었을까? 세계 12위 규모의 무역규모를 자랑하는 우리나라가 대통령의 연설문을 작성하지 못해서 미국의 로비 업체에 의뢰를 했다는 것은 그 국격을 심히 떨어뜨리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말은 국격을 높이자고 하면서 행동은 국격을 떨어뜨리고 있으니 이러한 모순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이미지출처: http://media.daum.net/politics/president/view.html?cateid=100012&newsid=20111014171930413&p=newsis



대통령의 연설문이란 것은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상징물일 수 있다. 그 속에서는 국가와 국민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되거나 담겨져 있고 따라서 국가의 품위, 즉 국격을 나타내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상징물을 방문국인 미국의 로비 업체에 맡겼다고 하니 여간 부끄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기다 4만 6500달러라는 적지 않은 비용으로 지불했다고 하니 국민 혈세를 이렇게 안이하게 처리하는 고위 공직자들의 사고와 행동의 성격이 정말 의심스럽다. 정말 국민의 혈세를 생각한다면 어찌 이렇게 어처구니 없는 일을 벌릴 수 있는지 기가 막힐 지경이다.


세계일보 기사는 미국의 한 외교전문가의 말을 이렇게 인용하고 있다. “청와대와 외교통상부 등에 영어를 잘하고 한·미관계에 정통한 인재들이 많은데도 이 대통령의 국빈방문 연설문 작성을 일개 로비업체에 의뢰해야하는지 의구심이 든다.” “다른 한편으로는 막대한 비용까지 지급했다는 부분에서는 한국의 외교수준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게 하는 사례가 아닌가 한다.” 이 미국 외교전문가의 말처럼 "한국의 외교수준" 을 그야말로 추락시키는 극단적인 사례라고 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연설문의 내용은 비밀에 붙여져야 한다. 그런데 방문국인 미국의 로비업체에 연설문을 맡기는 계약서상에 이 로비 회사는 이명박 대통령의 방미와 관련해 "3개 연설문 초안 작성, 초안에 들어갈 전략적 방향을 제시하는 메모를 주미한국대사관에 제공하는 것" 으로 돼있다고 하니 의례상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숨겨야 할 부분까지 가감 없이 드러내놓은 모습이다.



만약 사전에 대통령이 이러한 사실을 알았다면 국민들에게 왜 이러한 일을 했는지 명쾌하게 설명해야 한다고 본다. 어떠한 이유에서 고액의 비용을 지불하고 방문국의 로비 업체에 연설문들을 맡겼는지 말이다. 물론 대통령이 이러한 일을 시키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적어도 연설문을 직접 발표해야 하는 대통령의 입장에서는 누가 어떤 절차로 연설문을 작성했는지에 대해서는 참모들에게 물어보고 자신의 의사를 표명해야 하는 것이 옳았다고 본다. 비록 대통령이 시간이나 스케줄 관계상 연설문을 직접 작성하지는 못한다고 해도, 연설문을 읽는 당사자라는 입장에서는 국가와 국민을 대표하는 대통령의 자격으로서 연설문에 대한 최소한의 정보는 미리 살폈어야 하는 것이 올바른 태도인 것이다. 4만 6500달러나 지불하고 미국 로비업체에서 연설문을 작성한 사실을 알고도 방관했다면 정말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이해하기 힘든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것마저도 국민 세금을 지불한다면 세금을 낸 국민으로서는 너무 허탈할 지경이 아닐 수 없다.


이 문제에 대해서 이명박 대통령의 분명한 언급한 있어야 하며 참모들이나 외교당국의 분명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