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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절주절

타카오카 소스케,


 "후지TV에 여러 모로 신세를 지고 있지만 한국 방송국이 아닌가 의심이 든다. 여기가 어느 나라지 의구심도 든다......그럴 때 기분 나쁘다. 방송에서 한국 관련 내용이 나오면 TV를 꺼버린다"


타카오카 소스케가 자신의 트위터에 배설한 말이다. 개인으로서 한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질 수는 있다. 그러나 그런 생각을 공적으로 내뱉는 것은 병적에 가까울 정도로 민족주의적이고 이기적인 발언이다. 일본에서 한류가 트렌드를 이루는 것은 글로벌시대에 있어서 자연스러운 문화적 현상이다. 강제성을 띈 것이 아니다. 타카오카 소스케가 아무리 한류에 부정적이라고 해도 진정한 연기자라면 이런 부분을 선별적으로 인정해야 한다. ‘한국 관련 내용이 나오면 TV를 꺼버린다’ 는 편협된 생각은 연기자의 자질을 넘어 병적이라고 할 수 있다. 문화의 교류는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상대적이다. 한류가 있는 이면에는 일류(日流) 또한 존재하는 것이다. 이렇게 상대적이기에 자국의 문화만을 고집하고 우월하다는 식의 사고는 잘못된 것이다. 오히려 일본 연예인으로서 한류 현상에 대해 분석하고 대응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한류를 일방적으로 거부하는 태도는 민족은 다르지만 연기자라는 보편적인 입장에서는 잘못된 것이다.


이미지출처: http://osen.mt.co.kr/news/view.html?gid=G1108030236



소스케는 재일조선인들(조총련계)의 삶과 분단의 아픔을 다룬 <박치기>에 주연으로 출연한 경험이 있다. 그가 재일조선인 역을 맏으면서 열연을 한 모습을 보면 어떻게 트위터에 이런 식의 글을 올렸는지 더욱 의아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의 피상적인 관찰이지만 이 영화에서 소스케는 재일조선인의 역할을 참 잘했고 이런 경험이 그로 하여금 분단된 한국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지 않았나 생각이 들 정도였다. 물론 재일조선인의 역할을 했다고 해서 한국에 대해 긍정적이어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정반대일 수 있다. 그가 북한의 폐쇄적인 국수주의에 동조할 수 있다. 그의 트위터 발언으로 판단해보면 소스케는 영화 <박치기>를 통해 배운 것이 고작 북한 '폐쇄성' 이 아닐까 하는 정도이다. 영화를 찍는 동안 무의식중에 북한의 폐쇄적인 국수주의에 물들을 수도 있다. 오죽하면 이런 생각까지 다 할까? 하지만 그의 발언에는 폐쇄성에 방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혐한이라는 의식에 더 방점이 찍힌다고 할 수 있다. 또한 과거 일본 제국주의의 망령까지 그의 의식에서 드러나고 있는 듯 하다. 그러니 소스케의 발언에 대해 일본의 우익 국수주의자들이 공감한다고 난리를 치는 것이 아닌가. 소스케는 한 개인의 의식이라기 보다는 일본의 우익 국수주의의식이 그대로 드러난 상징적인 인물이랄 수 있다. 그런데 어떻게 30세 밖에 되지 않은 젊은이가 우익 국수주의자 늙은이식의 망언을 토해내는 것일까? 결국 왜곡된 교육의 역할이 아닐까? 이렇게 보면 겉은 탈아시아를 표방하면서 속은 일본혼에 집착하는, 또 한손에는 국화를 들고 다른 한 손에는 칼을 튼 표리부동한 일본인들의 속성을 감지할 수 있다. 아이러니한 일이다. 기타노 다케시가 재일한국인 감독 이상일 감독의 <피와 뼈>에 출연하고도 한국에 우호적이기보다는 혐한류에 가까운 발언을 하는 것도 이와 같은 연장 선상이 아닐까 싶다.


일본은 우리나라를 36년동안을 지배했다. 우리가 바란 것이 아니었다. 일본의 무력에 의한  강제적인 병합이었다. 이 식민지 지배기간 동안 일본이 자행한 잔인한 짓들은 상상을 초월한다. 소스케는 한류에 대해 터무니없는 억지를 늘어놓기 전에 36년 동안 우리나라를 강제적으로 지배했던 일본의 과거사를 돌아보아야 한다. 그들의 한반도 침탈과 지배는 일어나서는 안되었던 부끄러운 일본의 역사임을 자각해야 한다. 무려 36년 동안이다. 강제로 합병하고 독립을 갈구하는 의로운 한국인들을 무차별 살상하고 어린 여성들을 전쟁터의 위안부로 끌고갔다. 탄광에서 개처럼 부려먹기도 했다. 그가 이런 쓰라린 역사를 알고있을까? 어찌 이런 역사를 알고나 있을까? 아마 역사왜곡 교육의 부작용인지는 모르겠지만 36년의 강제적인 지배에 대해 그 역사적 사실들을 알고만 있다해도 한류에 대해 이런 가소로운 헛소리를 하지는 않을 것이다. 한류가 어찌 강제로 일본에서 강제로, 폭력으로 인기를 얻고자 하는가? 한류를 원하는 일본인들이 있기 때문이 아닌가?

이 정도의 역사 의식조차 없다보니 그저 한류에 대해 터무니없는 억지를 쓰는 것이다. 비록 일본인이지만 참 불쌍할 뿐이다. 이런 측은지심은 필자만의 마음이 아니라 한국인이라면 느끼는 감정일테다. 오죽했으면 소스케의 아내인 미야자키 아오이가 남편의 트위터 발언에 대해 반발을 했을까? 부부임에도 불구하고 “소스케가 미야자키 아오이도 자신의 생각에 동조한다” 는 식의 언급이 얼마나 황당했을까? 이렇게 아내에게 조차 냉소를 받고 있는 소스케, 이제라도 자신의 잘못을 제대로 깨닫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