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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사랑을 믿어요

사랑을 믿어요, 사랑은 변화의 곡선을 타고?



윤희에 대한 우진의 사랑(또한 그 역으로도)을 보고 있노라면 사랑이 참 제어하기 힘든 감정적인 현상처럼 보입니다. 이러한 맹목성은 사랑에 앞뒤를 재지않는 마음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이러한 사랑은 정말 너무나도 격렬하고 열정적이라 주위의 조건들을 돌아보지 않는 맹목성을 갖기 쉽습니다. 우진이 윤희와의 사촌지간(비록 피가 섞이지는 않았지만) 관계임을 그다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바로 이런 열정과 격렬함으로 인한 맹목성 때문일 것입니다. 주위의 시선이나 관습 등은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만큼 우진의 사랑이 격렬하고 열정적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런 그들이 나이가 들면 어떻게 될까요? 우진이 윤희와 결혼을 하면 날마다 윤희에게 포로포즈를 하는 마음으로 사랑한다고 한다지만 과연 우진이 윤희를 그토록 사랑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시간은 인간의 감정을 마모시키고 격렬하고 열정적인 감정을 무디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바로 이 무뎌진 사랑의 모습, 변화한 사랑의 모습이 김동훈과 서혜진, 권기창과 김영희 부부의 모습이 아닐까 합니다. 도대체 젊은 날의 그들의 격렬했을, 열정적이었을 사랑은 어디로 가고 말았을까요? 이제는 다른 남자에서 눈웃음을 치고 불륜을 의심하며(김동훈 서혜진 부부는 이해 화해를 했지만),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으려는 막가는 부부가 되어버렸으니 말입니다. 무엇이 그들 사랑의 모습을 이렇게 만들어 놓았을까요. 사랑이 변한 것일까요, 그들이 변한 것일까요? 아니면 그 둘다 일까요? 만약 우진과 윤희가 결혼한다면 바로 이 권기창과 김영희 부부의 모습에서  우진과 윤희의 미래의 부부 초상을 추측할 수 있지는 않을까요? 권기창과 김영희를 희화적인 인물로 묘사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일 것입니다. 사랑이 이렇게 변화한 모습은 비극이라기 보다 차라리 코미디에 가깝기 때문일까요. 결국 부부간의 사랑이란 격렬하고 열정적인 남녀간의 사랑에서 삶에 찌들리는 부부의 관계로 변화하는 것이니까요. 이러한 변화한 사랑의 모습은 희화화 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이미지출처: http://www.drama/believelove/report/photo/index.html


그러다 시간이 흐르게 되고 또 변화를 겪게 됩니다. 사랑의 변화 곡선은 참 기가 막힙니다. 우진의 입에서 그토록 변화지 않으리라는 단호했던 사랑의 말은 권기창의 입에서는 고등어 타령과 교양 타령으로 롤러코스터처럼 미끄러지다 이제는 김영호(송재호 분)와 이미경(선우용녀 분)의 달관과 관조의 부부관계로 안정적이되는 변화하는 곡선의 막바지로 접어들면서 작은 파동을 그리는 곡선이 됩니다.  


또 그러다 한평생 부부로 살다 한쪽이 먼저 세상을 떠나가고 나면 그 심정은 어떠할까요? 홀로된 차귀남 할머니의 사랑에 대한 그리움은 다시 과거로 과거로 달려가겠지요. 그러나 우진과 윤희의 격렬하고 열정적인 사랑과는 달리 조용한 가슴으로 되새김질 되는 그런 사랑의 기억들이겠지요. 차귀남 할머니(나문희 분)로부터 표면적으로 그런 모습을 접한 적은 없지만 분명 그러할 것입니다. 지난날을 반추하면서 사랑의 이런저런 모습들을 그릴 것입니다.


사랑을 남녀 이성간의 사랑에 국한하면서 그 변화의 모습들을 살펴보았습니다만, 사랑이란 그 세대별로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습니다. 서로간의 생각이 충돌하기도 하지만 사랑의 본질은 아름다움입니다. 윤화영이 우진의 사랑을 극구 반대하고 있는 것도 우진에 대한 그녀의 과거의 회한 때문일 것입니다. 사랑의 순수함을 의심하는 것이 아닐 것입니다. 그만큼 사랑이란 그 자체로 아름다운 것입니다. 사랑을 둘러싼 갈등이 있는 것은 당연한 것입니다. 사랑에 대한 여러 가지 생각의 차이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사랑의 모습들은 시간과 함께 변화하지만 사랑은 인간이 의지하고 믿을 만한 것이 아닐까요? 사랑은 이렇게 인간의 삶 속에 스며드는 것이겠지요. 


*이전 글 다시 올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