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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사랑을 믿어요

사랑을 믿어요, 조미료로 뿌려진 불륜코드?

 

드라마 <사랑을 믿어요>는 가족의 정을 훈훈하게 느낄 수 있는 드라마입니다. 막장의 오명을 쓴 드라마들의 틈바구니 속에서 가족의 소중한 가치를 느낄 수 있습니다. 특히나 최근에 무너지고있는 가족의 전통적인 가치와 이로인한 가정교육의 부재와 붕괴, 그리고 아이들의 일탈을 떠올려보면 가족의 가치를 잔잔하게 전해주는 드라마의 의미는 참으로 소중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드라마의 미덕은 여러가지 방식으로 찾을 수 있겠지만 이 드라마 <사랑을 믿어요>는 바로 가족의 소중한 가치를 느끼게 한다는 점에서 그 미덕이 더욱 크게 발현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가족의 소중한 가치들은 사랑, 정, 위안 같은 서로를 위하는 마음입니다. 15, 16회에서 보여준 할머니(차귀남)와 손녀(김명희)가 아옹다옹거리는 장면등은 필자 개인적인 생각으로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러한 소중한 가족의 가치가 드마마틱하게 발현되는 데는 서로의 오해와 갈등이 필요한 건 당연한데요, 부부의 갈등, 모자의 갈등, 부자의 갈등, 형제간의 갈등 등이 다양하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갈등 뒤에 가족에 대한 사랑은 더욱 깊어지는 것이겠구요, 다소 과장된 면도 있지만 마치 현실 속 가족을 보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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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시청률을 의식해서인지 이러한 갈등들 중에 불륜코드를 끼워놓고 있는 듯한데, 불륜이 만들어 내는 갈등도 가족의 정을 더욱 끈끈하게 느끼게 하는 극적 반전이나 감동의 도구일 수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기에 답도 다르겠죠. 필자의 대답은 아니오입니다. 불륜 코드는 가족의 가치를 깨는 사건이지 가족을 더욱 결속시키고 정이 넘치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가족드라마 속에 안타깝게도 이렇게 불륜 코드가 조미료처럼 들어있다는 것은 옥의 티가 아닐 수 없습니다. 조미료가 우리의 건강에 나쁜 것처럼 불륜코드는 가족을 파괴하는 갈등을 잉태합니다. 가족드라마의 정감 넘치는 내용만으로는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있는 시청자들에게는 너무 밋밋하기 때문일까요?


아직 불륜코드라고 단정지을 시점은 아니지만 내용전개로 판단해 볼 때 그 가능성이 아주 크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내이자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이기에 다른 남자와 감정적인 교류를 갖지 못하리라는 법은 없습니다. 또한 가족 구성원들의 단면적인 모습만이 아니라 총체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보면 서혜진(박주미 분)과 한승우(이상우 분)의 관계는 가족 이전에 남녀의 본질적인 관계로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또 여기에 모성애와 아버지에 대한 반감과 죽은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이 게재되어 있습니다. 이게 오이디푸스 컴플렉스인지는 모르겠습니다. 


필자는 불륜코드 그 자체에 대해서는 거부반응이 없는 입장입니다. 다만 그 불륜코드가 자리하고 있는 상황과 환경은 가려야할 필요성을 느끼는 입장입니다. <사랑을 믿어요>는 부모와 자식들이 함께 볼 수있는 드라마라서 더욱 그렇습니다. 특히 <사랑을 믿어요> 같은 건전한 가족드라마에 돌연변이 같은 불륜코드를 섞어 놓은 것은 다소 느닷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내나 엄마이기 이전에 여자이기에 자기실현이나 자유를 누리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그런 욕구가 없다면 인간이 아니겠지요. 남편 아닌 한 남자에게 특별한 감정을 느끼면서 빠져드는 것이 어찌 비현실적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요. 하지만 이<사랑을 믿어요>에서는 돌출한 돌부리처럼 아내의 불륜을 다루기보다는 가족 내 사춘기에 접어든 자녀의 이성교제나 성장통을 다루는 것이 오히려 더 가족드라마의 성격에 맞지 않을까 싶습니다.     


가족드라마라고 하기에는 서혜진-한승우의 관계가 다소 이상한 방식으로 흐르고 있습니다. 여러가지 의미있는 주제에도 불구하고 이질감이 드는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