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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사랑을 믿어요

사랑을 믿어요, 사랑에 대한 믿음은 의지에서 나온다?



가족 드라마에 대한 기대가 크다. 가족을 매개로 우리네 삶과 밀착되어 있기에 우리 삶에 대한 소박한 위안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괜한 투정도 반찬투정처럼 부릴 수 있고, 답답한 마음에 무심한 어거지도 독백처럼 흘릴 수 있다. 관계들 속에 우리의 삶을 투영해 보면서 간접 체험을 하게도 된다. 바로 이런 게 가족드라마이지 싶다.


http://www.kbs.co.kr/drama/believelove/about/cast/cast01.html



가족드라마가 너무 불륜과 막장으로 치닫는 것이 못마땅한단 것도 바로 현실의 그 속상한 이야기를 드라마에서까지도 보고 싶지는 않기 때문일 것이다. 현실을 반영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드라마가 현실이 되는 것은 거부감이 드는 것이다. 창을 통해 보는 세상이 세상의 모든 것이 아니듯이 불륜과 막장이 가족드라마에 빠져서는 안되는 소재는 아니다. 시청률 때문에 불륜과 막장을 이용하는 것이겠지만 그건 제작진의 능력과도 관계가 있다. 시청자들을 감동시킨다면 시청률은 오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물과 기름처럼 떠있는 듯한 가요프로그램과는 달리 가족드라마는 온 가족이 함께 둘러앉아 서로의 일상을 더듬으며 소통하는 시간이 되면 좋지 않을까 싶다. 가족드라마는 이렇게 모든 가족 구성원들에게 공유하는 시간과 공간과 주제를 제공해주면 좋지 않을까  싶다. 이런 시간들이 우리 삶에서 점점 사라져만 가는 현실에서 가족드라마는 그런 역할을 하면 얼마나 좋을까? 손자가 할머니와 할아버지의 삶을 들여다 보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손자의 마음을 헤아려 볼 수 있는 그 늘어지고 여유있는 시간 말이다.



http://www.kbs.co.kr/drama/believelove/report/photo/index.html



<사랑을 믿어요>. 참 느낌이 좋다. 가족은 불륜과 막장적인 이야기로만 점철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가족은 사랑과 믿음으로 이어가는 것이다. 일본영화 <녹차의 맛>을 참 감동적으로 본 기억이 난다. 참 단순하지만 깊은 맛이 우러나오는 것이 가족의 이야기라고 믿는다. 말로서는 설명하기 힘든 맛, 그저 맛으로 음미 할 수밖에  없는 맛이 바로 가족 사이의 정이고 사랑의 이야기이다. 마치 가족 동화 같은 느낌이 들었던 <녹차의 맛>처럼 우리의 안방극장 가족드라마의 흐름이 바로 이런 맛이 되면 좋겠다. <수상한삼형제><결혼해주세요>도 가족드라마이긴 했다. 하지만 진정 가족드라마라고 하기엔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다. 부부드라마나 성인가족드라마라고 하는 편이 나ㅇ,을 것이다. 이제 온 가족이 함께 훈훈한 정을 나눌수 있는 가족드라마의 맛을 녹차처럼 우려내면 어떨까? 



<녹차의 맛>처럼 <사랑을 믿어요> 라는 제목도 참 아름답다. 사랑은 감정이지만 감정은 휘발성이 참 강하다. 사랑은 주관적일 수밖에 없다. 불륜이라는 것도 막장이라는 것도 감정에서 피어나는 ‘사랑‘ 에 근거해 있다. 그러나 사랑이 의지라는 것을 강조해 준다면, 그래서 사랑은 믿음이라는 것을 여유로운 마음으로 전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가족 드라마에서 바라는 우리의 마음이 그런 것이 아닐까?



<사랑을 믿어요> 첫회를 보면서 해본 사족같은 감상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