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지던트>(대통령이라고 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 1, 2, 3, 4회를 마치 밀린 숙제를 하듯이 재방으로 시청을 했다. 4회까지를 보고 생긴 감정은 재미와 감정이 아니라 갈등이었다. 유감스럽게도 "도대체 이 드라마를 보느냐 마느냐" 하는 갈등이었다. 이와 관련해서 <대물>을 언급하자면 우리가 현실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여자 대통령' 만으로도 신선했다. 그 새로움이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그러나 <프레지던트>는 1~4회까지 너무 식상하기만 했다. 드라마가 현실보다도 신선하고 새롭지 못하다면 무슨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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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대체적인 골격이 되고 있는 부분이 한 정치인 부부(대통령 후보와 재벌의 딸)의 갈등 혼외 자식과의 진실게임이다. 한 정치인이 자신의 혼외 아들에게 진실을 보여주겠다는 것인데 이것부터가 마뜩치가 않다. 자신에게는 진실이라는 것이 펄펄 살아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이 집안 자체가 의혹투성이다. 재벌가의 아내가 하는 짓거리를 보면 이 집안에서 진실이라는 것이 나올지 모르겠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서 어쩔수 없이 불의를 수단으로 삼을 수 밖에 없다는 정치인의 숙명적인 한계나 모순적인 상황, 그리고 인간적인 불완전성을 보여주려고 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필자가 보기에는 대통령 후보 사퇴를 해도 벌써 해야할 인물 같기만 하다.
 


이 드라마에는 정치적인 타협이란 이름으로 협잡이 빈번하게 일어난다. 정치인들에게 필요한 권모술수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대통령이 되면 국민들을 위하는 존재가 되겠다' 는
말은 이미 그 과정상에서 실현 불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실격이다. 이러다보니 식상하고 뻔한 스토리일 것 같기만 하다. 차라리 현실을 뒤집어 엎는 <인간시장> 식의 스토리가 더욱 새로울 것 같기만 하다. 실망한 실 정치에서 재미와 감동과 쾌감을 느낄 수 있는 수단은 드라마를 통한 비현실적인 상상이 최고라는 생각이 든다. 그게 아니라면 차라리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을 읽는 것이 나아보인다.


▶이 드라마의 기획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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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기획 의도에는 이런 부분이 있다. "대통령의 지위에 오르기까지 한 인간이 겪어야 하는 상상을 초월하는 고통과 슬픔, 그를 정점으로 이루어지는 주변 사람들의 질시와 경쟁, 반드시 대통령이 되고 말겠다는 권력의지, 그 권력의지를 달성하기 위해 버려야 할 소중한 가치들, 신문 기사의 이면에 가려져 있는 대통령 후보 개인의 적나라한 생활상, 그리고 승리와 패배 그 절정의 순간까지, 이 드라마는 살아 있는 정치의 꿈틀거리는 내면을 생생하게 보여주려고 한다. 그 의미와 진지한 의도를 이해하지 못하는 바도 아니다. 설득력이 있는 말처럼 들린다. 그러나 이러한 기획의도에는 타락한 정치와 정치인들을 변호하고 위선적인 말과 행동에 정당성을 부여해 줄 위험성이 도사리고 있다. 또한 타락한 정치인과 <권력 의지를 위해 소중한 가치들을 버려야 하는 정치인들>의 한계도 너무 모호하다. 특히 정치인의 권모술수를 당연한 정치적인 기술로 오도하는 위험도 도사리고 있다. 정말 응당 정치인들은 그래야 하는 것일까? 마키아벨리즘은 정치에 있어서 필요악이란 말인가? 필자는 결코 그렇지 않다고 본다. 대한민국은 혼란한 국가가 아니기 때문이다. 욕심만 버리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 정치와 정치인을 이해하라는 식이 되고만 있으니 도대체 이걸 어떻게 봐야할까? 돈을 불법적인 정치 수단으로 삼는 교활한 재벌 아내에, 혼외로 생긴 자식을 가진 한 정치인의 진실을 보여주겠다는 것인데 교묘한 정치인에 대한 변호나 정치와 정치인에 대한 이해의 강요를 당하는 것만 같아 불편하기만 하다. 즉, 대의라면 불법을 자행하는 재벌 아내와 혼외 아들을 가진 정치인의 어쩔 수 없는 상황을 이해하자는 계몽적인 드라마라고 하면 지나친 과장일까? 그렇다면 이건 정치를 빙자한 불륜, 막장 드라마가 아닐 수 없다. 필자가 너무 성급하고 속이 좁아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별 새로울 것 없는 한 정치인의 모습이 그저 식상하기만 하다. 그래서 이 드라마도 식상하기만 할 것 같다.


이 드라마를 보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것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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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걸어서 하늘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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